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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잡담] 2연전 폐지하는건 좋은데...

김애쉬_ 2023. 1. 12. 15:19

KBO가 2연전 폐지를 선언했다. 선언한 지는 꽤 됐고 구체적인 방안도 발표를 했다. 3연전 5회와 단판 1회 총 16전 하는걸로 합의가 됐다.

 

단박에 문제점이 여럿 생각난다.

일단 홀수인 것이 문제다. KBO에서도 밝힌것과 같이 A팀과 B팀이 경기를 할 때 A팀의 홈에서는 9회(3연전 3회), B팀의 홈에서는 7회(3연전 2회, 단판 1회) 경기를 치르게 된다. 각 팀은 다른 9개 구단과 경기를 하기 때문에 5개 구단은 홈에서 73경기를 치르게 되고, 나머지 5개 구단은 홈에서 71경기밖에 치르지 못한다. 당연히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. 격년으로 이전 해에 71경기를 홈에서 치른 구단들은 다음 해에 73경기를 치르게 해 준다고는 하지만 이월되는 자체가 문제다.

그 이전에 과연 2연전의 피로감을 충분하게 풀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. 기존에 2연전을 했을 때의 문제는, 2연전이 정규편성이 되어있어 후반기에 2연전이 몰려있을 때 '반드시' 이틀마다 짐을 싸고 이동을 해야 하는 것에 선수단이 피로감을 호소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. 바뀐 제도에 따르면 각 구단은 135경기씩을 치르고 그 이후에 우천 등으로 미뤄진 잔여경기에 각 구단별로 미편성 된 9경기씩을 더해서 한꺼번에 잔여경기 취급을 해버리는 방식이다. 잔여경기의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, 모든 구단이 각 구단별로 최소한 5번씩은 이동해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. 심지어 잔여경기 취급이기 때문에 얼마나 더 늘어날지는 미지수인 데다 최악의 경우에는 9경기동안 8번의 이동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. 2연전이 있을 때보다 드라마틱하게 이동거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얘기다.

 

피로감에 대해서 얘기했지만 사실 다소간의 효과는 있을지도 모른다. 일단 135경기가 치뤄지는 동안은 선수단이 컨디션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확실하게 메리트가 있다. 시즌이 끝나기 직전까지 7일 로테이션을 지키기가 확실히 수월하기 때문이다. 그렇지만 굳이 앞선 문단을 언급한 이유가 있다. 일주일에 6경기라고 꼭 3경기 3경기로 나눌 이유는 없고, 애초에 2연전이 필요한 것도 각 팀이 16경기를 하는데 3으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크다. 굳이 '16경기'를 한 것은 홈과 원정의 경기수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서이다. 나는 이 부분에서 대안을 제시해보고 싶다.

16경기를 4로 나누는 것은 어떨까? 격주로 화수목금 한 시리즈, 토일화수 한 시리즈, 목금토일 한 시리즈로 2주동안 3개의 시리즈를 하는 것이다. 각 구단별로 홈 8경기, 원정 8경기를 하는 것도 유지되고 3일마다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4일마다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동을 하는 횟수와 빈도가 줄어들어 선수단의 피로감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. 형평성의 문제는 더 말할 것도 없다.

4일 시리즈로 했을 때의 메리트는 또 하나 더 있다. 3연전을 하면 최악의 경우에는 한 팀과 1~3 선발을 만났는데 그다음팀과 또 1~3 선발을 만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할 수 있다. 한 경기 한 경기가 아쉬운 시점에 특정 팀의 에이스만 골라 만나거나 표적등판을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. 하지만 4연전을 하면 5명의 선발 중에 한 명을 빼고 다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144경기 패넌트레이스를 함에 있어서 각 팀 간의 격차를 줄이고 경기의 재미를 보편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.

 

격년으로 73경기 71경기를 하겠다고 하는 KBO의 방침은 물론 각 구단의 단장, 사장들과의 깊은 논의로 이루어졌음은 잘 알 수 있다. 조금씩 변경하고 개선하는 것도 좋은 모습일 수는 있다. 그리고 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.